감각의 미래

우리가 세상을 감지하고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지식과 생각을 넓혀준다.

1부는 우리가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게 느끼던 오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맛의 종류는 몇 가지일까? 감칠맛(우마미)이 뒤늦게 발견 혹은 인정되었듯이 새로운 기본 맛이 추가될 가능성은 없을까? 혹시 특정 맛을 느끼는 능려과 그 맛에 이름이 붙어있는지 여부가 관련있지는 않을까 같은 문제를 찾아 저자는 연구소의 실험실을 방문하고, 식당 요리사를 만나 인터뷰한다.

새로운 맛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일은 그저 호기심의 영역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을 보지 못하게 된 사람에게 시각을 되찾아주는 기술은 현실적으로도 매우 가치 있다. 그 시도와 현재까지의 성과를 3장에서 소개한다. 5장에서는 로봇수술에 있어 시각 못지 않게 중요한 촉각과 그 감각의 전달과 관련된 연구를 둘러볼 수 있다. 1부를 읽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 뇌에 감각을 입력해 넣거나 그 반대로 뇌의 내용을 해석해내기 위한 노력이 정말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구나 라는 발견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운좋게도 지금까지 나는 필요를 느낄 일이 없었지만, 의료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기적을 만들어주는구나 라는 감사함이었다.

2부는 일차적인 감각을 넘어 시간, 고통, 감정처럼 고차원적인(?) 인식을 다룬다. 생각해보면 시간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신기하기는 한데, 책에서 소개하는 연구가 어떤 통찰이 있는지 잘 와닿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초정밀한 원자시계와 광시계, 그리고 초장기적인 1만년을 가는 시계 프로젝트가 더 흥미로웠다. 그리고 신체적인 고통과 마음의 고통이 비슷하다는 내용도.

고통과 관련해서 가장 흥미로운 연구 분야는 뼈가 부러졌을 때의 신체적 고통과 마음이 아플 때의 사회적 고통을 뇌가 어떻게 처리하느냐와 관련되어 있다. UCLA의 사회심리학자 나오미 아이젠버거 박사를 비롯한 일부 학자들은 두 가지 고통을 처리하는 과정이 놀라우리만치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251p

가상현실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훈련을 하고, 자원 절약이나 동물 권리의 필요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느끼고, 심지어 제3의 팔을 다루는 연습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내용이다. 그런데 아예 몸에 칩을 이식해서 자기장처럼 보통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감각을 느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지는 몰랐다. 이런 류의 작업을 바이오해킹이라고 부른다는데, 그래서 3부의 제목이 인식 해킹이다. 그들이 꿈꾸는 것은 감각과 인식의 확장이다.

살모사와 상어와 나비에게 열려 있는 세계가 인간에게는 닫혀 있어서 인간이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현실이 부당하다는 생각에 토대를 두었다., 419p

아직은 낯설고 괴짜스러운 아이디어지만, 문신/피어싱/성형수술도 한때는 그랬으나 이제는 훨씬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말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특히 이런 능력이 실제 현실에서 직업적 경쟁력 우위를 준다면 어떻게 될까? 흥미로운 생각 거리를 던진다.

여기까지 가볍게 내용을 소개하며 인상을 적어보았다. 이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책에서 훨씬 더 자세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저자의 스타일이 생생한 현장감을 불어넣는다고 할 수도 있고, 핵심 내용 전달에 불필요한 묘사가 많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다.

노란 형광펜

  • “환자의 몸은 커다란 퍼즐 같아요. 뭐가 잘못됐는지 알아내려고 애쓰고 내 판단이 옳았는지 직접 보면서 문제를 해결하죠.” 그녀는 그 퍼즐을 맞추는 일이 즐겁다. “인간의 해부학적 구조는 아름다워요. 그걸 다루는 일은 예술이죠.”, 192p
  • 그는 컴퓨터가 더욱 작아지고 휴대가 편리해짐에 따라 점점 몸 위쪽으로 올라가고 있으며, 마침내 머리에까지 도달했다고 말한다. “방, 책상, 무릎을 거쳐 주머니까지 이동했습니다. 이제 서서히 뇌로 이동하고 있지 않을까요?”, 3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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