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 동네 마트를 새로 만든다면

대기업 다니던 젊은이가 군산에 마트를 열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이야기라고 해서 읽었다. 요즘 트렌드를 따른 스타트업 창업도 아니고, 살짝 올드한 느낌을 주기까지 하는 동네 마트를 선택한 이유는 “작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감이 간다.

수익성을 분석하고, 입지를 찾고, 자금을 마련하고(가족·친지 투자 포함), 가족과 함께 실제로 마트를 열고,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초기 마케팅이 성과를 거두기까지의 이야기를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마트의 기본에 충실하며 고객을 확보하기가 끝났으니 다음에는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했다. 사실 나는 전반부와 비슷한 방식으로 마트 운영이나 효율성 측면에서의 경험담을 기대했는데, 좀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지역 사회에 기여하며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마트로 만들기 위한 저자의 의지와 노력을 들려준다. 그런 “착한 가게”를 만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 있고 뿌듯한 일이겠지만,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으로 무장한 글로벌/온라인 경쟁자에 맞서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생존 전략 역시, 고객의 이름을 알고 상황에 맞게 안부 인사를 할 수 있는 마트, 이웃과 관계가 형성되고 연결되는 마트, 주인의 취향이 묻어나는 편집숍 같은 마트다. 그런 곳이 가까이에 있다면 나도 기분 좋게 장보러 가고 싶다.

안 그래도 우리 집도 얼마 전부터 차 타고 가야 하는 대형마트 대신 간단한 장보기는 동네 마트에서 하고 있다. 이 책 때문은 아니고 지역 상품권을 받아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책을 읽은 후부터는 마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물건 사는 사람들을 한 번씩 더 바라보게 된다. 동네에서 하는 쇼핑도 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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