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힘: 이해하고 이용하자
이 책은 우리의 습관적인 행동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고, 습관을 조절하여 더 나은 삶을 만들겠다는 욕구에 불을 붙인다. 뇌에서 습관의 형성과 관련된 부분이 다른 고차원적인 학습 능력과는 별개라는 연구 결과가 흥미를 끈다. 뇌의 바깥층일수록 진화적으로 최근에 발달했는데, 습관과 관련된 기저핵은 깊숙이 뇌간 근처에 있다. 습관은 말 그대로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행동과 관련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습관의 형성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신호 - 반복행동 - 보상 그리고 열망”의 습관 고리를 반복해서 제시한다. 즉,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신호가 존재하며, 거기에 반응해서 같은 행위를 반복하면, 결과로 보상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습관이라고 부를 만큼 이 고리가 꾸준하게 돌기 위해서는 열망이라는 연료가 필요하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런 모델이 그래도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검증하는 도구이며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치고 싶은 버릇이 있다면 먼저 스스로의 관찰 일기를 써보자. 책에서는 손톱 물어뜯는 버릇을 고친 맨디의 사례를 보여준다. 그녀는 지루할 때(-> 신호), 손톱을 이에 갖다 대곤 했으며, 물어뜯은 후에는 잠시나마 성취감(-> 보상: 신체 자극)을 느낀다고 하였다. 고치는 첫 단계로, 맨디에게 신호를 느낄 때마다 기록을 남기게 했더니 신호가 언제 어떻게 오는지를 파악하게 되었다. 다음 단계로, 비슷한 보상(= 신체 자극)을 주는 다른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의식적으로 반복하게 했다. 가령, 신호가 오면 손을 바로 주머니에 넣거나 팔을 비빔으로써 신체 자극의 보상을 주는 것이다. 그 결과 맨디는 한 달 만에 습관을 완전히 없앨 수 있었다고 한다.
(습관의 고리를 포함해서) 모델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를 도식화해서 문제의 핵심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만약, 신호와 보상을 유지하면서 중간의 반복행동만을 바꾸는 위의 해결책이 소용없었다면 우리는 모델에 틀렸거나 빠뜨린 변수가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파트1 “개인의 습관: 반복되는 행동으로 극적인 변화를 만든다”는 습관 형성의 메커니즘과 바꾸기 위한 방법론을 주로 다룬다. 두 번째 파트의 제목은 “기업의 습관”인데, 이것보다는 “성공한 기업은 습관을 어떻게 이용하는가”라는 부제가 더 적절해 보인다. 조직 문화, 직원 교육에 사람들의 습관 혹은 반복행동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하나의 규칙/행동방침의 변경으로 거대한 변화에 불을 붙일 수도 있지만 (알코아의 사례), 때로는 기존의 관성을 제거하기 위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도 필요함을 보여준다. (런던 지하철 화재, 로드아일랜드 종합 병원 사례)
개인적으로는 타깃의 쇼핑 데이터 분석 챕터가 흥미로웠는데, 여태 쇼핑을 너무 검색 위주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어떤 사람이 무엇을 검색하는가, 무엇을 읽는가 못지 않게 무엇을 구입하는가가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기업은 많은 수익과 연결되는 임산부를 데이터 분석으로 찾은 뒤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고객에 거슬리지 않도록 타겟팅 광고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단계에 가 있는데 말이다. 한국의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분석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노란 형광펜
- 인간의 뇌를 양파처럼 세포가 층층이 쌓인 구조물이라고 한다면, 두피에서 가장 가까운 바깥층은 진화적 관점에서 가장 나중에 발달했다., 34p
- 스타벅스는 직원들에게 스트레스에 짓눌린 변곡점에서 사용하는 수십 가지의 반복 행동을 가르친다., 210p
- 안드레아슨은 그들이 평소의 패턴에서 벗어난 이유가 뭔지 알고 싶었다. 그 결과 현대 마케팅 이론의 기둥 하나를 찾아냈다. ‘삶에서 중요한 사건을 겪은 후에는 소비자의 구매 습관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라는 이론이었다., 269p
- “그러나 ‘거의 성공’(슬롯머신의 슬롯이 거의 일치할 듯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실패로 배열되는 경우)의 경우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병적인 도박꾼들은 ‘거의 성공’에서 성공한 경우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들의 뇌가 거의 똑같은 식으로 반응했으니까요. 하지만 비병적인 도박꾼의 경우에 ‘거의 승리’는 실패할 경우와 비슷했습니다. 결국 도박에 병적으로 집착하지 않는 사람들은 거의 성공을 실패와 똑같이 인식한다는 뜻이었습니다.”, 36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