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업무 성과를 평가하는 방법 아이디어

유연근무 더 나아가 원격근무에 대한 우려 중 많은 부분은 결국 평가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다. ‘근무 시간과 장소가 무슨 상관이냐, 일만 잘하면 되지’라고 하는데, 정말로 일을 잘 했는지, 그렇다면 얼마나 잘 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다른 사람의 업무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본인이 실무에 익숙한 분야라고 해도 그렇다. 똑같은 일을 해보지 않은 이상, 간단해 보이는 일에 의외의 난관이 있을 수 있고, 복잡해 보였지만 인터넷 검색 한 번에 해결되는 일도 있다. 게다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확하게 평가해야 할 동기부여조차도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문제를 시장 경제 방식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결과물의 가치는 그것을 요청했거나 사용하는 사람이 (그나마)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다. 반대로, 요청된 업무의 난이도와 완료하는 데 드는 비용은 실제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잘 알 수 있다. 이들이 조직 내 시장에서 각자의 상품(업무 성과)을 거래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이런 조직에서 내가 어떤 기능의 구현이 필요할 때 가능한 행동은 2가지다.

  1. 직접 만든다.
  2. 이미 만들어놓은 코드 라이브러리를 구매한다. (존재하지 않는다면, 얼마에 살 테니 구현해달라고 요청 공고를 낸다.)

이제 나는 선택지를 놓고 따져본다. 직접 구현하는 것과, 남의 모듈을 구매하고 대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 것 중 무엇이 더 부가가치가 큰가. 왜냐하면 나 역시 결과를 만들어서 시장에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A라는 기능이 필요했던 이유는 그걸 이용해서 B를 만들어 C에게 소정의 값으로 팔기 위함이고, 돈과 시간 비용을 줄일수록 나의 이익이 커진다. 그 이익이 실제 급여로 주어진다고 생각해보자.

시장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각 업무는 그것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와 비용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에 따라 냉정하게 가격으로 평가된다. 개인들은 자신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게 되고, 그 결과 업무는 그 일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배분된다. 만약 비효율이 있다면(ex. 알고 보면 매우 쉬운데 고평가되는 일)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일 것이다.

문제는 없을까?

없을 리가 없다. 가장 치명적이라고 생각하는 문제는 조직 내 시장 규모의 한계다. 시장 메커니즘이 잘 돌아가려면 판매자 간의 경쟁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 기업에는 비슷한 일을 하거나 비슷한 자원을 가진 사람/조직은 하나밖에 없다. 꼭 나쁜 의도의 담합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적절한 가격을 찾지 못하는 비효율의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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